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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팔이 돌장수 일지/3인 이상

2023년 10월 07일

by 돌장수하난나 2023. 10. 9.

참여자 : 하난나 / 개구장이 / 몽이형

게임 목록 : 리빙 포레스트 / 에버델 + 미니확장 / 티펜탈의 선술집

메모 : 태보하우스 외의 ㅇㅅㅇㅌㅈㄷ 첫 모임!

 

🧩 보드게임 모임 'ㅇㅅㅇㅌㅈㄷ' 참석

이번주는 태보님의 사정으로 태보하우스 벙이 없었는데,

같은 동네에 사는 몽이형님이 시간이 풀로 나시는 지라 넌지시 같이 하시겠냐고 물어보셨다.

사실 조금 어색하기도 하고 단 둘이 하면 좀 그럴 것 같기도 해서 망설이다,

개구장이님이 동네로 넘어오시겠다고 하셔서 극적으로 3인 벙이 잡혔다.

 

태보하우스 외에 다른 곳에서 처음 잡는 모임인지라

일단 물리적 요건인 장소물색이 정말 관건이었다.

나랑 몽이형님의 동네 근처에 있는 창고형(?) 베이커리 카페들을 열심히 물색했는데,

일반 카페에서 경험이 있으셨던 것 같은 개구장이님의 '눈치 보여서 오래는 못해요'라는 이야기에

이리저리 망설이며 시내 쪽 보드게임카페까지 알아봤다.

 

그러던 중 개구장이님이 좀 멀지만 자기가 아지트처럼 사용하는 곳이 있다며

주말엔 비어있을테니 여기서 하자고 말씀하셔서 조금 망설였다.

대중교통 이용 왕복 2시간쯤 걸리는지라 사실 모임 나가는 것치곤 좀 부담되는 거리...

감사하게도 몽이형님이 모임 시간을 조율가능하시면 카풀을 해주시겠다고 하셔서

B에게 양해를 구하고 무려 오전 9:30분 출발 7시 귀가를 하게 된 익스트림 보겜벙이었다 ㄲㄲㄲ

 

🎲 리빙 포레스트

아침부터 숲에 불지르기..!!🔥🔥🔥 해보고 싶었던 리빙 포레스트를 드디어 해볼 수 있게 됐다!!😁

첫번째 게임은 몽이형님이 가져와주신 리빙 포레스트.

돌팔이 느낌의 푸시유어럭 / 덱빌딩 / 레이싱 방식의 게임인데

2인 애매 / 승리 방법 애매라는 2가지 단점으로 인해 구매는 못하고 만년 위시리스트였다.

 

나는 괜히 어렵다는 연꽃 승리를 해보고 싶어서 연꽃을 사모으긴 했지만

물이 부족해 필연적으로 붙게 되는 불을 막기도, 토큰 가져가는 것을 견제하기도 힘들어서

애매한 빌딩으로 패배했음 ㅎㅎ...🤣🤣🤣

(몽이형님이 연꽃승리가 좀 어렵다며 조언해 주셨지만, 첫플이고 그냥 해보고 싶기도 해서 일단 타봤으나...

오늘의 팁 : 고인물의 조언은 들어두는 것이 좋다.😋)

 

상대적으로 고웨이트를 많이 해보신 것 같은 고인 물 개구장이님이

숲의 일등 소방관이 되어 모든 불 승점 토큰을 독식하시고 승리로 마무리.

 

시작 전 몽이형님의 '게임이 꽤 빠르게 끝난다.'라는 뜻을 이해했다.

어느 정도 덱이 갖춰지면 물이 생각보다 빨리 모이므로 불 끄는 게 제일... 좋음. 효율적임.

덱 보강을 위해 카드를 산다 > 불이 난다 > 불을 다음 턴 사람이 꺼버린다.

불은 필연적으로 나게 되므로 상대적으로 승리에 부스팅이 되는 느낌?

 

그에 비해 연꽃은 보너스 세계수도 꽤 고코스트에 있고,

연꽃 카드가 3레벨 카드에 모여있어서 진짜... 이거 하라고 만든 게 맞나 싶은 느낌.

그래서 이번에 나온 확장에서 연꽃 승리를 보강한다고 하더라.

 

기대한 것보다는 약간 심심(?)했고,

승리 루트가 여러개임에도 효율적 루트를 타는 누군가를 견제하자니

내 빌드가 생각처럼 올라가지 않아 비효율적이 되어버리니 조금 아쉬웠음.

푸시유어럭이다 보니 더 까서 견제해야 할 것 같은데 터져버리면... 답이 없다! 🤣🤣🤣

레이싱 느낌은 엘도라도가 더 밸런스 있는 느낌이었다.

 

🥪 점심시간

다음 게임을 진행하기엔 식사 때가 된 듯하여, 간단히 밥을 먹고 진행하기로.

개구장이님이 미리 닭강정과 샌드위치를 사두셔서 그걸 먹기로 했다.

밥을 먹으며 간단히 담소도 나누며 짧은 휴식 시간.

처음 만나 거의 통성명도 하지 않고 바로 게임을 진행하는 보드게임 모임의 세계.

사실 아이스 브레이킹용 '나나'를 챙겨 왔는데 그런 걸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ㄲㄲㄲㄲ🤣

 

🎲 티펜탈의 선술집

불지르기 다음은 오전부터 맥주 팔이..🍻🍻🍻

두 번째 게임은 내가 가져간 티펜탈의 선술집.

1인플만 해봤고, 모르는 사람에게 룰마를 하는 건 처음이라

매우 버벅거릴 수 있다고 미리 양해를 구했다.😅

 

전날 룰북을 다시 숙지했지만... 나머지 모듈까지는 파악이 힘들 듯하고

감기약으로 인해 몽롱한 상태로 테스트 플레이가 불가능해 일단 모듈 2까지만 하기로.

그마저도 완벽하지 않아서 플레이 시 중간중간 룰북을 계속 봐야 했다.

매끄럽지 않은 진행으로 초반이 불안했으나 다들 양해해 주셔서 감사했다.😓

 

티펜탈의 가장 큰 단점이자 장애물은 바로 세팅.

플레이오거는 물론 개인판 포맥스로 만들어야겠다고 굳게 다짐함.

(사실 개인판만 어느 정도 해결되면 개인 세팅은 몇 개 없어서 오거까지는 없어도 될 듯)

 

1~2라운드 까지는 삐걱대며 진행됐으나 그 이후로는 나름 매끄럽게 진행이 되었다.

'술잔 돌리기'라고 표현하신 주사위 드래프트를 하면서 상대방에게 유효한 주사위를 주지 않으려고

은근히 서로의 개인판을 보게 된다는 점이 유일한 인터렉션이지만

서로 맥주를 얼마나 팔았나, 돈은 얼마나 벌었나, 어떤 업그레이드를 하나 관찰하는 재미가 있다.

 

내가 항상 '노인공격'게임이라고 하는 이유를 여실히 느끼면서

서로서로 좋은 손님 왜 안 나오냐, 종업원은 왜 한꺼번에 나오냐 희로애락이 교차하기도 했다.

난 처음엔 살짝 계산을 잘못하여 애매한 플레이를 했지만,

이후 업그레이드를 통해 귀족카드를 영입하고 맥주를 몰빵 하여 귀족카드를 사 오면서

후반엔 점수를 벌기 위해 이리저리 짜냈더니 혼자 할 때보단 훨씬 나아졌다.

 

개구장이님이 1등으로 게임은 마무리.

나중에 몽이형님과 귀가할 때 물어봤더니 '괜찮던데요? 재밌었어요'라고 말해주셔서 다행.

더 매끄럽게, 그리고 다양한 모듈을 해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다들 웨이트 3~4도 소화하는 짬이 있는 분들이라 조금 심심하시지 않으셨을까 싶다.

다음에 좀 더 룰북 보고 오겠습니다...😌

 

🎲 에버델 + 미니확장

예쁜 컴포넌트와 아트워크로 항상 궁금했던 에버델! 생각보다 빡빡해서 놀라고, 자리 차지에 놀라고...😮

세 번째는 에버델 + 미니확장

진주개울까지 있으셨지만 첫플이니 본판에 카드가 이미 섞여있어 미니확장까지는 포함.

컴포넌트가 너무너무 이쁘고 미플은 물론 아트워크가 따스해서 너무 보기 좋았다.

하지만 이래 봬도 2점 후반대 게임이다 보니 룰설명은 꽤 길었고,

뭣보다 카드 지문이 생각보다는 어렵고 복잡했다.

 

턴이 진행되는 것이 서로 다르다는 점과 계절이 지날 때와 본인의 카드 보너스를

제대로 잘 챙겨야 하는데 텍스트가 너무 작고(...) 직관적인(?) 느낌이 들지 않아서 좀 어려웠다.

일반 덱빌딩 게임과는 다르게 항상 놓여 있고 기본 15장을 깔다 보니 일일이 외우고 있기도 힘들고...

특히 카드에 미플을 놓는 칸이 개방인 것이 있고 아닌 것이 있는데 상대방에게 개방 칸이 있는지

보고 들어갈 수도 있었는데 잘 안 보여서(...) 사실 있었어도 못 들어갔을 듯.

카드 풀을 다 알아야 아 저 사람 저거 깔았네 다음에 들어가야겠다 < 이런 생각을 할 텐데

첫플이다 보니 거의 불가능했다.

 

난 소소하게 농장부터 지어서 초반에 베리를 받아오고, 남편 + 아내 점수 부스팅을 생각했는데

후반에 에러플로 남편이 있다고 아내를 바로 데려올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하셔서...ㄸㄹㄹ

아내를 빼앗기고 남편 혼자 덩그러니 남아버렸다 ㅎㅎ...😂

하지만 전설 카드를 꽤 깔아서 혼자 18장이나 카드를 내려놓았고,

(그중엔 개구장이님이 어릿광대를 보내버리셔서 한자리 차지해버렸지만 ㅂㄷㅂㄷ)

나름 짧게나마 생각했던 콤보나 빌드업을 조금이나마 이루어서 약간 기분은 좋았음.

 

게임은 당연하게도(?) 개구장이님이 거의 1.5배의 점수 차이로 1등을,

나는 몽이형님과 2점 차이로 2등을 했다.

막판에 내가 마지막에 내려놓을 카드로 점수를 더 먹기보다,

나에게 어릿광대를 선사하고 고코스트의 애매한 카드(왕 ㅂㄷㅂㄷ)를 선물하신

개구장이님에게 보답(?)으로 내 핸드를 전부 없앤 후

바로 전턴에 핸드를 꽉 채우신 개구장이님과 손패 바꾸기 카드를 사용했다.

내가 핸드가 없어도 바꿀 수 있냐길래 가능하다고 교차 검증 해주신 개구장이님에게 리스펙트 😁

결국 개구장이님의 점수 뻥튀기가 되어줄 가장 마지막 키카드를 내가 가져오고 그대로 종료되며

개구장이님이 끝까지 아쉬워하셨다.

만약 그 카드가 마지막으로 지어졌다면 2배로 점수 차이가 벌어졌을 듯 ㅋㅋㅋ...🤣

 

게임은 생각보다 길었고, 카드를 확인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었다.

뭣보다 계절이 끝나며 받는 보너스나 건물 활성화 후 보너스 등...

본인 보너스를 챙겨서 받아야 하는데 모르고 있다가 지나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2점대 게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좀 플로우가 복잡해서 놀랐다.

첫플이고 카드를 잘 모르니 더 그랬겠지만, 다시 하게 된다면 음...

다른 게임을 우선시하게 되지 않을까...😅

 

🎲 테라포밍마스(룰설명)

테포마 실물영접 ㄷㄷㄷ 이것이 고전 명작의 향기...😎

귀가까지 약 1시간도 남지 않아서 새 게임을 하기엔 좀 애매했다.

곧 테포마가 생기신다는(?) 몽이형님과 테포마 빅박스 구경을 했었는데,

이렇게 된 거 플레이는 다 못하겠지만 1~2라운드라도 진행하면서 룰 설명이라도 듣자고 제안했다.

개구장이님이 최애게임 중 하나셨는지 매우 흔쾌히 얼마든지요! 하고 룰 설명 시작.

 

확실히 좋아하고 자주 하는 게임이신지 엄청나게 익숙한 손놀림으로

세팅을 딱딱! 해주시고 확장 종류와 맵의 아이콘 기타 등등을 설명해 주셨다.

 

그리고...

끝없는 설명 타임이 이어졌다...

프로젝트 카드는 불가능하지만 기업과 서곡 카드는 거의 다 설명해 주신 것 같다.

근데 설명을 듣다 보니 내가 갑자기 잠이 확 밀려와서 나도 모르게 순간 진짜 졸아버렸나 보다.

순간 눈 감았다 확! 뜨고 그 이후로 잠이 달아남 ㄷㄷㄷ 죄송합니다...😥

 

나름 테포마 주사위에서 봤던 익숙한 아이콘과 기호들이 있어서

테포마 효과를 이해하는데 약간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훨씬 복잡하고 훨씬 기호가 많아서, 본판을 들어간다면 정말 헷갈릴 것 같았다.

 

사실 승리 조건과 점수 조건 등은 다 들은 것 같은데 실질적으로 액션 종류를 못 들었다...

기업 카드와 아이콘, 효과 설명 만으로 시간이 다 가버려 결국 귀가해야 할 것 같아 설명 종료.

 

게임을 정리하시는 동안 나는 사용한 식기등을 정리했다.

너무 즐거웠다고 다들 작별인사를 하고 다음에 또 보자고 하고 마무리.

집에 오는 길에 몽이형님과 오늘의 후기와 신작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에 또 게임을 하자며 작별인사 후 집으로 귀가했다.

 

사실 두 분 다 모임에서 뵌 적 없어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과 게임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나한텐 좀 부담이기도, 두렵기도 해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보드게임을 계속하려면 이런 모임이 앞으로도 있겠지 싶어서 참석을 했다.

솔직히 완벽히 100% 즐거웠다고는... 못하겠다.

긴장도 너무 많이 했고, (웨이트는 낮았으나) 전략 게임을 풀로 돌리고

약간 담소나 쉬어가는 타임 없이 흐름이 길게 진행된 느낌이라 살짝 지치기도 했다.

 

커뮤니티에서 읽었던 것처럼,

나도 보드게임 자체가 즐겁기보다는 익숙한 사람들과 즐겁게 즐기는 쪽이 더 큰 것 같다.

실제로 모임에서 하는 것보다 친구들과 웨이트 낮은 게임을 하는 게 더 즐겁고,

웨이트 높은 게임을 그 사람들과 한다면 두 배 세배로 즐거울 것 같기 때문.

모임 사람들과 그만큼 친해져도 좋겠지만...

오늘 같은 분위기의 느낌이면 이렇게 긴 흐름으로는 힘들 듯하다.

조금 힘들었다. 덕분에 집에 와서 몸살감기약을 먹고 기절해 버렸다 ㄷㄷㄷ

 

아무튼 나로선 여러 가지로 꽤 많은 도전이 있던 하루였다.

지인 외 첫 룰마스터 데뷔, 낯선 사람과 낯선 장소에서 만남.

이런 도전이 앞으로도 계속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약간 두려우면서도

이 취미를 유지하려면 내가 해결해야 할 과제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기분이 싱숭생숭하다.

덕분에 재밌는 게임들을 다 즐기지 못한 것 같기도 하고... 약간 아쉬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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