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자 : 하난나 / 엄마
게임 목록 : 원더볼링 / 자이푸르 / 종이와 바다
메모 : 설 연휴에 즐기는 마미와 오붓한 2인 게임!
🐍 설 연휴 맞이 본가 순례 시작
명절이 왔으니 본가를 가야 하지 않겠는가?
올해 설 연휴에는 날씨가 어마무시해서 오래는 있다 오지 못하고,
각자의 집에 하루 혹은 반나절 정도 식사도 하고 얼굴도 보고 오기로 했다.
우리 집에선 1박을 하기로 했으므로 엄마와 간단히 할 게임 정도만
이번엔 진짜!! 딱!! 간단하게만!! 챙겨 왔다.
춥고 엄청난 눈보라를 뚫고 겨우 겨우 도착해 엄마가 차려준 점심과
무려 아빠가 꿍쳐둔 조니워커 골드라벨을 따서 낮술까지 야무지게 마시고
저녁 해장국(?)으로 황태 콩나물국까지 먹고 난 뒤
다른 가족들에게도 권유했지만 B와 아빠는 들은 체도 안 하고 드러눕기 바빠서...🙄
느지막하게 즐겨보는 엄마와의 2인 보드게임!
🎲 원더볼링
엄마와는 이런 덱스터리티 게임은 안 해본 것 같아서 시험 삼아 챙겨봤다.
사실 전에도 들고는 왔는데 별 인기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돌아왔다가
그때 생각이 나서 챙겨봤음.
나도 너무 오랜만에 하는 거라 약간 기대하긴 했는데
2인이라 심심한 거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었다.
다행히 엄마는 몇 번 아리송하게 쳐보더니 별 게임이 다 있다며 신기해하셨는데,
그게 끝이었음.
너 한번~ 나 한번~ 하며 심심하게 치고 핀도 넘어지고 웃기도 하고...
근데 이 게임은 어느 정도 감을 잡고 나면 너무 쉽게 넘어가는 데다가
인원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재미가 없다.
한계가 너무 확 느껴져서 이 녀석은 갑작스레 방출 확정.
신기하고 재밌으시긴 했는지 끝나고 치우려고 하니까 '이건 끝이야?'라고 하셨는데
뭐랄까, 더 할 시간이 아까운 느낌이라 '이런 건 한 판 딱! 하고 치우는 거야!'하고 얼른 치움...
🎲 자이푸르
2인 게임 중에서도 가장 입문에 가까운 게임 두 개를 놓고 고민하다가
로스트 시티보다는 박스가 작은 자이푸르를 골라왔는데...
이건 좀 미스 초이스였다.
일단 자이푸르는 토큰을 가져오는 규칙이 따로 있고
시장에서 카드를 가져오는 규칙이 두 가지가 있고,
낙타는 또 따로 규칙이 있고 하니까
얼핏 비슷해 보이는 규칙이 여러 개니까 이해하는데 약간 어려움이 있으셨던 듯.
차라리 로스트 시티는 손패 내고 집어 오는 게 딱 한 장씩이고
색상과 숫자만 오름차순으로 내는 것만 알면 되는데...
이건 내 판단 실수였다. 로스트 시티가 더 나았을 것 같음...
나도 중간부터는 그냥 손패 터는 느낌으로 빨리빨리 진행했는데
엄마는 중후반부 되어서야 게임을 이해하신 듯했다.
그래도 나름 고민을 하시면서...
낙타를 시장에 쭉 깔아버리신다던지, 가죽을 모아서 보너스 토큰을 얻는다던지
빨리 게임을 끝내기 위해 짧게 팔아버린다던지 하는 전략을 구사하심.
원래대로라면 3라운드를 진행하는 게임이지만,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엄마의 피로도가 올라가는 것이 보이는 듯해서
이후에 할 게임도 있고 해서 1 라운드만 하고 마무리했다.
저렇게 천천히 룰을 흡수하셨는데도 승리하셨다는 점이 매우 대단...😮
🎲 종이와 바다
종이와 바다는 처음에 게임 설명을 할 때...
액션은 매우 간단하지만 카드에 기능이 있고, 고/스톱을 하는 것에 대한 규칙과
각 카드의 점수 계산에 대한 것을 설명하는데 약간 어려움이 있다.
그리고...
엄마는 주로 스도쿠나... 엄마가 제일 좋아하던 넥스트 스테이션 런던 같은
룰은 간단하되 아주 심플한 퍼즐식 게임에 익숙하신데
종이와 바다 같은 규칙이 많은 게임이 등장하자 매우 어려워하셨다.
그도 그럴게 우리 집은 고스톱을 하지도 않는 집인 데다가,
엄마는 순수 브레인 버닝을 좋아하시는데 이런 규칙 잔뜩 있는 게임은 좀 아니올시다였던 것.
카드의 기능과 점수 채점에 대한 것, 기타 등등을 설명해 드리는데
앞의 내용과 뒤의 내용이 혼재하시는지 매우 혼란해하셨다.
중후반이 지날 때에도 뭐가 좋은 건지 모르겠다며 웃으며 진행하셨지만
그래도 좋은 카드를 조금씩 익숙해져 가시면서 플레이는 진행하셨음
한 3라운드 정도 진행했고, 점수 계산에 더 이상 의미가 없는 듯하여 게임 중단.
오딘은 꽤나 재밌게 하셨고,
캐스캐디아도 어려워하셨지만 재밌어하셨던걸 보면
간단한 룰에 생각할 거리가 많은... 진짜 말 그대로 추상전략에 딱 맞는다.
특히 비공개 정보를 가지고 하는 게임은 내가 보면서 알려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문제는 우리 집은 추상전략이 별로 인기가 없어서 족족 방출되었는데
이러면 또 골치 아파지는데...ㅋㅋㅋㅋ
뭣보다 엄마가 진짜 익숙만 해지면 재미있어하실게 바로 '튜링머신'인데...
저건 내가 이해를 잘 못해서 어떻게 알려드리기도 힘들다...ㅋㅋㅋ 도전해봐야 하나!!
튜링머신뿐만 아니라 다른 디덕션 게임들도 엄청나게 좋아하실 것 같음...
그래서 사실 행성X를 제일 고민하고 있었는데 어떨지 모르겠네.
다음에 한 번 도전해볼까 싶다.
저번 명절에 집에서 같이 하고 넥스트 스테이션 런던을 두고 왔다.
내 입장에선 잘하지도 않고, 엄마가 맘에 들어하시는 것 같고
혼자서도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서 떠넘기듯 드리고 왔는데...
내가 그때 두고 온 게 기억나서 물어보니 갑자기 주섬주섬 뭔가를 꺼내오시더라.
그건 넥스트 스테이션 런던 시트지를 복사한 흑백 출력물 뭉치...
내가 '아니 아까워서 이렇게 하신 거예요?' 하고 물었더니 '아냐 다 썼어!'라고...
다 썼다고요!?!?!?😮😮😮
깜짝 놀라며 되물었더니 저렇게 뭉텅이를 보여주신다.
'흑백이라 컬러로 보이시지도 않을 텐데...' '이 정도 했으면 이제 대충 다 알지~' 라며...
진짜 너무 깜짝 놀라서 '아니 엄마... 말을 하지...'라니까 웃으시면서
'이건 스도쿠 하다가 머리 아플 때 하기 딱 좋아~'라는 엄마.
이 녀석 후속작이 있다고 말했더니 '그래애?!' 하며 웃는 미소에 보답하며 얼른 주문했다.
내가 게임 선물해 준 사람 중에서 이렇게까지 열정적으로 즐겨준 사람이 있던가?
감격스러우면서도 죄송스럽기도 하고, 나의 귀찮음이 씁쓸하기도 하고...
조금만 부지런하게 다니면 두어 달에 하루 이틀은 엄마랑 같이 게임할 수 있을 텐데...
올해는 조금 더 부지런 떨어서 엄마랑 놀러 와봐야겠다.
그리고 엄마가 또 좋아하실 것 같아서 웰컴투를 사놨는데,
얘랑 같이 튜링머신도 공부해서 엄마한테 선물해 봐야지!
그렇게 열심히 영업해서 올해 최종 목표는 엄마랑 행성X 해보기로!
자기전에 오랜만에 B와 어센션 한 판.
보이드 팩션 카드가 너무 안떠서 결국 라이프 바운드로 카운터 말리기로 진행했더니
평소 120점 놓고 하던 것에 익숙해 빌드업을 천천히 하던 B의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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