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자 : 하난나 / B
나와 B는 집순이, 집돌이다.
그나마 B는 약속이 있으면 종종 나가는 편인데
나는 집이 최우선순위인 극한의 집순이.
그렇다 보니 둘은 '여행 갈까?' 싶어도 항상 '그럴 바엔~' 한마디로
무마시키는 게으름보들이기도 했는데,
이번에 엔저 + 보드게임쳐돌이의 괴상한 조합으로
진짜 너~~~무나 오랜만에 여행을, 그것도 해외를, 그것도 '도쿄'를 가기로 했다.
😮😮😮
그렇다면 여행 '테마, 모토'는 뭘로 잡을 것인가.
우리는 복잡하고 빡빡한 일정과 붐비는 인파를 싫어한다.
그러면 붐비는 여행지와 남들 다하는 그런 건 굳이 안 해도 된다!
복잡한 관광지 여행, 다양한 여행지 구경, 다채로운 액티비티! 그런 건 사양한다!
최대한 대충! 맛있는거 잔뜩! 궁금한 거 잔뜩! 그런 것만 한다!
그렇게 우리가 좋아하는거 잔뜩 하자!로 귀결 된 정말 누가 들으면.....
🚀 누가 들으면 돈 아깝다 할 그런 여행
경기 읍따리에 사는 우리는 꼭두새벽부터 출발했다.
첫차 버스를 타고, 공항 버스를 타고 꾸역꾸역 도착한 공항에서
셀프 수하물이라는 신식문물을 경험하고 놀라워 하고
오로지 면세 쇼핑이라고는 먼저 사둔 위스키 두병 밖에 없어 수령 후
구경조차 일찌감치 끝내고 자리에 앉아 선물 받은 스타벅스 기프티콘으로 아침을 때웠다.
그러다 마침 같은 날 출국하는 M형님과 만나 짧은 인사를 나누고 출국했다.
진짜 몇 년만의 비행기 + 출국심사 + 면세점이라
시작부터 우당탕탕 예민함+긴장함+신경쓰임 삼박자로 피곤함 MAX
겨우 출발하나 싶었는데 날씨가 갑자기 궂어지며 비가 꽤 오기 시작했다.
쉽게 뜨지 못하고 계속 돌다가 겨우 떴는데 부-웅 하는 기분이 참 오랜만!
공항에 도착하고 나왔는데 미리 들어둔 광경과 다르게
열차가 아닌 버스 길만 잔뜩 쓰여있어서 뭐지 하고 당황하며 내 나쁜 버릇이 도졌다.
나는 예상과 다른 일이 생기면 쉽게 당황하고 패닉에 빠지면서 예민해지는데
도착하니 비도 오고 어떡하지? 하면서 겨우 겨우 찾다 보니
터미널 2로 가야 하는데 우린 제주항공이라 터미널 3에서 내린 것.
우연히 바로 앞에 서 있던 셔틀을 타고 터미널 2에 도착했고
겨우 겨우 atm에서 현금을 찾아 간식을 사서 입에 넣으며 진정했다.
이럴 때마다 B가 참 고생한다.
나는 평소엔 무던한데 한번 예민해지고 짜증내기 시작하면 주변이 안 보이는지라
B는 최대한 빨리 단걸(...) 입에 넣어주려고 한다. 그럼 먹으면서 빠르게 진정됨.
겨우 진정하고 서로 짜증 낸 거 사과하고 다시 힘내서 출발!
이왕 늦어진 김에 천천히 가기로 하고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숙소인 이케부쿠로로 이동 시작.
스카이라이너 발권도 시간 꽤 걸렸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밑에 자동 발권기가 있더라.
이렇게 또 배웁니다... 그리고 이때 또 문제가 있었다...
스이카를 같이 찍고 타는 줄 알고 찍었다가 하차 처리가 안되어서 망할 뻔했는데
이런 경우가 많은지 직원에게 파파고로 설명하니 알아서 해결해 줌
진짜 ㅋㅋㅋ 식은땀 주륵 났다...(보통 문제 생기면 공항-닛포리 까지 요금이 계산된다고)
비싼 수업료 낼 뻔했잖아~ 돈 아꼈다! 나이스~😁
이렇게 스펙타클슈퍼울트라우당탕탕도착기를 겪고 숙소에 도착!
숙소는 선샤인 프린스 이케부쿠로.
호텔은 오래되어서 최첨단이랑은 거리가 멀었지만 친절했고 깨끗했다.
선샤인 시티와 연결되어 있어서 놀거리, 구경거리가 풍부했다... 고 하더라.
선샤인 시티만 아주 잠깐 구경했었어서 나머진 잘 모르겠음 ㅎㅎ💦💦
숙소에 도착하고 짐을 내려놓자마자 눕고 싶은 마음이 솟구쳤으나
배도 너무 고팠기에 바로 라멘부터 흡입하러 출발!!!💨💨💨
하는 와중에도 웃기는 일화가 있었어서 짧게 적어둔다.
돈친으로 향하던 골목에서 너무 맛있는 향기가 나서 킁킁대며 찾아보니
네, 냄새의 정체는 불고기였구요.
배고플 때 불고기 냄새를 어케 참음ㅋㅋㅋㅋ;;;;
이거 말고도 라멘 먹고 나와서 이동 중에 가게 간판 보고
와 여기 맛있겠다 여긴 뭐지?....삼겹살집이네?
한 적도 있음...
원래 B의 여행 목적 중 하나인 '지로계 라멘'을 먹기 위해
이케부쿠로 라멘 지로를 갔어야 했지만....
하필 이케부쿠로 라멘 지로가 무기한 휴업 중인걸 몇 주 전에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른 라멘집 중 M형님도 추천해 주셨던 돈친으로 결정.
리뷰를 보니 굉장히 무난한 계열의 라멘집인 것 같아서 첫 메뉴로도 좋을 것 같았다.
뭘 먹어야 하나 고민하는 중에 배고픔이 극한에 달한 B는 돈코츠 스페셜로 주문하고
나는 미소 라멘 보통으로 주문. 미소 라멘은 옥수수가 들어가더라... 띠용...🙄
그리고 당연하게도!!! 맥주를 주문했는데 아쉽게도 병맥... 으음... 노 나마비루...😥
그래도 힘든 상태에서 먹는 진한 국물과 맥주는 몸에 쫙 스몄음.
맛은 엄... 음... 생각만큼 막 감명 깊진 않았다.
그냥 맛있는 라멘 맛이고, 차슈도 맛있고, 면은 꼬들했고 괜찮았다.
뭔가 기대는 안 했다고 생각했는데 내심 그게 아니었나 보다...ㅋㅋㅋ
B는 배가 많이 고팠는지 마구 먹다가 중간중간 양념을 점점 추가하더니
완전 K-돈코츠를 만들어서 얼큰하겤ㅋㅋ먹음...ㅋㅋㅋㅋ매우 만족하는 게 너무 웃겼다.
🚀 돈키호테 이케부쿠로 동쪽 출구 앞점
밥을 먹고 그다음 들린 곳은 돈키호테.
하루 5끼 먹을 거라며 호언장담했던 멍청새 둘은 생명줄과도 같은 카베진을 사러 왔다.
일본산 기적의 명약(?)을 영접하러 들어온 돈키호테는 다른 의미의 신세계.
엄~~ 청나게 크고 엄~~~ 청나게 뭐가 많고 엄~~~청나게 별천지였다.
각 층마다 취급하는 품목이 다른데 캐릭터 왕국답게 별의별 캐릭터가 한 무더기...
보드게임도 있길래 당연히 구경했는데 난 그냥 졸리 게임이나 젠가 정도나 있겠지 했건만
아니 뭔 돈키호테에 오잉크가 있어요?????😮😮😮
카드 게임이 주류였지만 꽤나 라인업 탄탄하게 있고,
당연하지만 우노가 강세. 우노도 종류가 엄청나게 많다 ㅋㅋㅋㅋ 신기해!!!
물론 파티게임이 주고 카탄이나 고스트 같은 게 아주 조금 있었지만
그래도... 이런 곳에서 뜻밖에 낯익은 보드게임들을 만나서 기분이 좋았다.
카베진과 과자들을 조금 사고 원래 가려던 곳으로 이동!
🚀 옐로우서브마린 이케부쿠로
드디어 나의 이번 여행 목표 스타트!
이번 도쿄 여행의 목표는 남들 다가는 관광지나 테마파크 같은 건 안 가고
먹고 싶었던 거 먹고(B), 적당히 가고 싶었던 곳 가고(나/B), 보드게임 매장이나 가자.(나)
가 대략적인 목표였다 보니 맛난 라멘을 먹었으므로 이젠 보드게임을 구경하러!
생각보다 옐섭 이케부쿠로는 정보가 나오질 않아서인지 유명하진 않은가 보더라.
가보니 위치가 뭔 빌딩 6층에 있고 앞에 간판도 매우 조그마하니
노출도 잘 안되고... 알음알음 아는 사람만 가거나 하는 듯했음.
애초에 나도 듣기만 했지만 이케부쿠로가 여성향(...) 서브컬처의 산지다 보니
남성향이 강한 TCG 관련 매장인 옐섭이 유명하지 않은걸지도.
* 실내에서 후다닥 촬영하느라 흔들린 게 많다...
TCG의 고조할아버지쯤 되는 매더게는 물론, 유딱(유희왕), 포딱(포켓몬)
섀도우버스(얘는 뭔 딱이지?) 등등... 엄청 많았다!
카드 한 장? 종류당 다 가격이 매겨져 있고, 비싼 건 상상을 초월하게 비쌌다.
카드 한 장에 몇 만 엔은 물론, 십만 엔 단위도 있어서 기겁....
심지어 팔려서 가격표만 남아있는 녀석도 있었다.. 소름...😮😮😮
처음 본 보드게임 전문 매장의 첫 광경.
행사장에서 만나볼 수 있을 법한 크기와 다양함
그리고 일본어로 적힌 보드게임이 늘어서 있으니 이제 좀 실감이 났다.
한국에선 이런 규모의 게이머스 게임은 행사장에서나 볼 수 있는데...
여긴 그냥 한 선반이 쭉 게이머스 게임이고, 파티 게임 선반은 오히려 작았다.
이런 부분에서 '아! 전문 매장이구나!'하는 걸 느낄 수 있어서 감동.
슬리브는 물론, 하드 프로텍터와 바인더, 액세서리 등등 다양했다.
신품, 시리즈 게임은 사이드에 보통 전시되어있고
조금 옆에는 중고품만 따로 모여 있는 곳도 있었다.
신작이나 카드 게임들은 가운데에 전시 되어 있었는데
나는 어렵고 무겁고 큰 게임들은 살 생각이 없었어서 여길 위주로 구경함.
카드 게임들 위주로 구경을 하다가 발견한 펭귄 파티를 선물용으로 구매했다.
중고 매대에 떵그러니 놓여있던 현장냥이 게임도 샀음!!😎 좋았쓰!!
그리고 최근에 겨우 입고되어 판매가 재개 됐다는 릿카(육화)도 구매함!
얘는 사실 2인은 노잼이라는 후기를 좀 봐서 끝에 끝까지 망설이다가
지금 아니면 어차피 못 산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사버렸다.
그렇게 소소한 전리품을 들고 숙소로 귀가함!
태극기 미플은 카운터 옆에 기념품 코너 같은 곳
제일 아래칸 구석에 옐로우서브마린 미플과 자석을 팔았는데
평소에 마그넷을 모으는지라 구경하다가 옆에 떵그러니 있는 이 녀석을 발견.
만국기 미플이길래 혹시 싶어서 열심히 뒤졌더니 태극기도 있더라.
이게 운이 좋았던 게 진짜 구석에 있고, 나중에 아키하바라 옐섭에서도 봤는데
나라가 거의 다 빠지고 없어서 그런지 태극기는 흔적도 없었다.
솔직히 385엔이라는 좀 창렬한 가격이었지만 관광객은 그런 거 신경 쓰지 않아.
이 녀석, 있었으니까 산다! 그걸로 된 거야...!(💳 : 미치셨어요?)
현장냥이 게임은 무려 중고였음에도 카드는 밀봉!
나중에 신품 현장냥이를 보아하니 한 4백엔 정도 싸게 샀다 나이수...😎
첫날이라 무리할 수는 없고 둘 다 심신이 지쳐 굉장히 피곤한 상태였으므로
편의점 야식을 좀 싸들고 숙소에서 간단히 2차를 하고 자기로 했다.
첫 날 저녁부터 컵라면 조지는 누들리에 B선생...
(정작 일본에서 제일 실망한 음식이었다는 게 웃픔)
나는 할인딱지 붙은 계란사라다빵을 사 왔는데 ㄹㅇ... 진짜 맛있다.
차원이 다른 맛. 진짜 일본은 다르다라고 느낀 게 세 개정도 있는데 그중 하나다.
나머지는 굳이 한국에서 비슷한 걸 찾을 수 있는데? 하는 느낌이었음.
훔냠냠움냠냠 2차 야식 야무지게 섭취하고 첫날 종료.
다음날은 무려 메인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다음날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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