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자 : 하난나 / 태보태보 / gocoba
게임 목록 : 슈뢰딩거의 고양이, 디스틸드, 갤럭시 트러커
메모 : ㅇㅅㅇㅌㅈㄷ 첫 모임!
외부 링크 : 보라후기
🧩 보드게임 모임 'ㅇㅅㅇㅌㅈㄷ' 가입 / 참석
나로서는 사적인 모임에 가입하여 참가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항상 길드 정모나 그 외에는 회사 사람들과의 술자리 정도가 다였던 나에게 정말 큰 도전.
보드게임 모임은 소모임 등을 통해 찾아볼 수 있는데 우리 지역에서는 워낙 찾아보기 힘들고
좀 더 위 쪽엔 많았으나 이미 너무 큰 모임들이 많아 나름 내향적인 나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보라에 새로 지역 모임을 만들겠다는 글을 보고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 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조건이 꽤나 까다로웠는데 나에겐 오히려 다행스럽게 여겨질 정도의 조건들이라 마음을 굳히는데 도움이 되었다.
행동력 빠른 모임장님 덕분에 모임이 창설된 그 주에 바로 모임이 잡혔고,
처음엔 부담스러웠지만 맘 먹으면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하는 내 성격상 바로 참석하겠다고 의사를 알렸다.
그게 바로 오늘! 일요일에 왠만해선 약속을 잡지 않는 내가 일부러! 직접! 잡아서 다녀온 오늘의 보드게임 이야기.
🎲 슈뢰딩거의 고양이
오늘은 원래 5인이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분명 이틀 전까지는 이야기도 하셨던 분이 당일 약속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말도 없고...
부름에도 응답이 없어 결국 펑크인 것으로...
문제는 그 분이 일행도 데려오시기로 해 5인이었는데 한 번에 2인이 빠져 결국 3인으로 진행하게 되었다는 것.
하지만 모임장님은 매우 낙천적인 분으로, 3인이면 더 할 게임이 많다며 개의치 않으시더라.
오늘 참석한 나와 gocoba님(이하 고님)은 모임장님의 압도적인 컬렉션을 보고 눈이 반짝반짝해졌고,
그런 우리를 만족시키고자 모임장님 첫 번째로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픽했다.
나는 트릭테이킹 장르를 해본 적이 없다.
시도를 해보려고는 했으나 보통 최소 3인 이상인 경우가 많고, 2인 트릭테이킹인 '지킬 vs 하이드'에 잠깐 관심 있었으나
트릭테이킹이라는 장르가 그다지 와닿지 않아서 구매는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 '슈뢰딩거 한 뒤 다른 트릭테이킹은 눈에 차지 않는다'라는 모임장님의 극찬이 들려왔다.
이런 컬렉션을 가진 분이 극찬하는 게임? 이거 못 참거든요.
보드게임이 으레 그렇듯, 설명만 들었을 땐 음... 색깔 맞춰서 음... 카드를.. 음... 그렇군... 목표... 음...
하면서 한 40% 정도만 이해하고 그냥 일단 돌려보죠!라는 마법의 주문 시전 후 바로 게임 시작.
라운드가 너무 길어지면 안 되니 3라운드만 하자고 하셨는데 그러길 잘했다.
왜냐면 난 아직도 이걸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을까를 파악을 못했다....😂
1/2라운드는 어느 순간 놓을 수 있는 칸이 다 선점 당해 그대로 폭-사하는 바람에 벌점을 먹고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세 번째는 어떻게든 마이너스만 면하자라는 마인드로 최대한 핸드를 털어내는 쪽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여전히 아슬아슬하게 진행했지만 마지막에 겨우 4점을 먹게 되어 마이너스는 면했다.
두 분은 15점으로 동점을 기록했고, 모임장님은 경? 녁에 걸맞게 게임 내내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심. 😮
그리고 고님, 정말 열정적으로 칭찬하며 이런 재밌는 게임이 있었다니! 하며 엄청 즐기셨다.
부러버라... 난 재미는 있었던 것 같은데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아직도 잘 모르겠어. 🙄
🎲 디스틸드
출시 전부터 기대하던 게임!
술을 좋아하는 S에게 알려줬을 때 회사에 꼭 구비하고 싶다며 이야기했던 바로 그 게임!
출시 후 애매한 반응과 풍미 기호 누락으로 논란이 됐었는데 덕분에 재생산에 들어가 현재 구매가 불가능하다...
아앗.. 어째서...😭
애매한 전략 포지션인 게 오히려 나에겐 '호'였던 이유가,
제대로 된 개인판을 사용한 전략이라고 해봤자 윙스팬이 전부였던지라 나에겐 딱인 게임이었던 것이다.
디스틸드를 할 예정이라고 하시기에 미리 룰영상을 정독하고 온 것이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모임장님이 하나씩 콕콕 집어 이야기 해주시기도 했고, 중간중간 짚어주시기도 해서 좋았다.
(역시 게임을 익힐 때 룰마의 중요성이 크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실컷 문샤인, 보드카 양산하다가 재산 다 털어 만든 위스키를 마지막 라운드까지 푹 숙성시켰는데
풍미 카드가 어느 정도 대박이 터지면서 꼴찌긴 했지만 엄청난 점수차가 나지는 않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숙성주를 완성해 본 점, 목표 카드를 하나 완성한 점 등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마무리된 것은 아닌 것 같아
첫 플레이 치고는 스스로 만족할만한 결과였다고 나름 생각한다.🙄
대신 날 제외한 두 분은 시그니처 브랜드를 만드셨는데 난 그러지 못했다는 점...
내가 캐릭터 카드를 아무 생각 없이 '오 해적아저씨'하고 골랐는데 정작 아저씨 보너스를 한 번도 사용 못함ㅋㅋㅋㅋ
(해적 아저씨는 술병 구매 시 할인을 해주는데 술병을 딱 한번 샀다. 심지어 할인도 안 하고 정가 박치기 했다...)
이 게임의 주 된 재미 요소인 증류 단계에서 초/후류 뽑을 때 마법처럼 당분 두 개가 빠지는 걸 경험하고
알코올 추가, 재료 다시 추가하는 안전빵 설비를 갖춘 것이 나의 똥손에 도움이 되었다 ㅎㅎ...ㅎㅎ..
디스틸드도 벽겜 스타일이지만 서로 무슨 카드를 가져가 어떤 술을 주조하는지,
증류 단계에서 서로 카드를 뽑고 결과에 울고 웃고, 사람들끼리 얼마든지 서로 주고받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플레이가 가능해서 더 재밌는 경험이었다.
특히 모임장님도 고님도 하이텐션이신지라 리액션도 너무 좋으시고 서로서로 농담도 주고받고 너무 재밌는 플레이였다.
다음에 할 기회가 된다면 꼭 시그니처 브랜드를 완성해 보는 것으로... 소소한 목표...✨
🎲 갤럭시 트러커
원래 4시경 귀가하시기로 한 고님.
나도 6시경 귀가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오시기로 한 두 분의 펑크로 인해 혼자 남겨지는 것은 또 애매하니
두 번 왔다 갔다 하시기에 번거로우실 것 같아서 그냥 같이 일어나기로 했다.
(뚜벅이라 카풀해서 지하철역까지 가야 하는 슬픔 😥)
하지만 뭔가 두 개만 하고 가기엔 너무나 아쉬운지라, 짧은 거 하나 더 하고 가기로 했다.
짧은 거요? 그럼 갤럭시 트러커 하시죠!라는 모팀장님의 빠른 픽으로 바로 설명 돌입.
갤럭시 트러커는 진짜 듣도 보도 못한 게임이다. (듣보 게임이라는 게 아니다... 관심이 없었을 뿐....)
그래서 무슨 장르인지도 어떤 게임인지도 전혀 몰랐음. 🤣
아직도 갤럭시 트러커 장르는 모르겠다.
타일 놓기? 퍼즐? 테트리스? 레이싱인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고, 카드로 이벤트 발생 시켜 해결하고... 뭔가 뭔가다.
오늘 해본 게임들 중에 제일 해본 적 없는 스타일인 듯.
하지만 나는 타일 놓기를 좋아하는 지라 첫인상은 매우 좋았다. 우주선을 조립해 보기 전까지는.
우주선 조립은 생각보다 빡빡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첫 번째 조립한 우주선의 꼬락서니가 셋 다 말이 아닌지라
모팀장님의 건의 하에 도르마무(...)를 하기로 했다 ㄲㄲㄲ🤣
첫 번째보다는 나아졌지만 결과는 보시다시피.... 엔진은 적어서 느려터졌고, 레이저는 있긴 한데 뭔가 적은...
진짜 말 그대로 통로만 많고 뭔가 허술하기 짝이 없는 이상한 우주선이 완성되었다 ㄸㄹㄹㄹ...
하지만 내 옆에 고님은 선실이 하나도 없어 코어에 2명만 태우고 진행하는 야수의 심장이셨고
어느 정도 밸런스 있게 만든 모팀장님의 리딩 하에 게임을 진행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자타가 공인하는 똥손이자 불운의 아이콘인 내가 기동성이 가장 낮아 선택권이 맨 나중인지라 불리했는데도
하필이면! 하필이면!!! 인구수 관련된 카드가 줄줄이 나와 코어 2개에만 선원을 태운 고님이 계속 독박을 쓰시게 되었다.
계속된 메테오 세례에 주사위도 계속 유효타가 나와버리는 바람에 파샥 파샥 고님의 우주선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고
결국 마지막 카드가 끝날 무렵 고님의 우주선은 선원 0명 우주인 1명의 무인선이 되어 1/3만 남은 채 끝나게 되었다.
모임장님이 뭐 굳이 점수 계산 하지 말죠! 정말 재밌었습니다 짝짝짝! 하는 한 명 빼고 모두가 행복한(....) 엔딩으로 마무리.
정말 재밌고 색다른 경험이어서 파티 게임이면서 은근히 졸리는 맛이 재밌는지라 찾아봤는데 2인 평이 극악(...)인 관계로
우리 집에 입성하게 될 일은 없지 싶다... 아쉽지만 빠이...😥
위 세 개의 게임을 끝으로 마무리하며 오늘 일정은 끝!
처음 만나 정말 즐거웠고 자주자주 놀러 오라며 흔쾌히 다음 만남을 기약하시는 모임장님의 인사를 뒤로 하고
고님의 차를 얻어 타고 삼동역으로 슝!
(근데 외투를 놓고 오는 바람에 모임장님이 따로 다시 가져다주셨다... 이게 무슨.... 멍청한...😭)
다음에는 펀딩 끝난 게임들을 들고 오시겠다는 고님과, 아직 모임에 합류하시지 않은 다른 분들이 오시기로 했다는 모임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다음 주는 내가 낄 깜냥이 안 되겠다 ㅎㅎ라고 혼자 되뇌었다.
(와서 구경만 해도 재밌을 것 같은데.... 그런 건 눈치 보이겠지.... 구경도 진짜 괜찮은데...😪)
막상 다음 주는 에엔이나 돌팔이가 올 확률이 있어서 그것들 작업하며 주말을 보내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들고 ㅎㅎ
웨이트를 높이는 건 게임의 지평이 넓어지고 익숙해지니 좋지만 따라가야 할 게임들도 많아진다 생각하니
아직은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다. 아무래도 이해력이 그리 높지는 않으니 말이다.
룰만 이해하면 게임이야 플레이 가능하지만 전략이 가능할 영역까지 가려면
익숙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말 그대로 흡수를 해야 한다.
오늘만 해도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정말 반 밖에 이해하지 못한 듯하다. 아직도 가물가물...🤔
어쨌든 막상 가입해 놓고 긴장도 많이 하고 생각도 많이 했는데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주변에 보드게임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 곳이 생긴 것만으로도 나에겐 오아시스가 생긴 것 같은 느낌.🤗
다음 모임이 기다려지면서 두려운 신기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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