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자 : 하난나
게임 목록 : 항로개척자
🌧 뒤숭숭한 연말
요 근래 뒤숭숭한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평화롭고 여유로운 연말을 보낼 계획을 하고 있었는데
평화는커녕 여기저기 불타고 속 타는 상황만 계속되는 듯.
주중에 도착한 항로개척자를 정리해 놓고,
주말에 맥주를 한잔 하며 천천히 진행해보려고 했는데
토요일 뉴스를 보고 있자니 술은 땡기고 게임할 맘은 안 들고...
결국 덮어 놓고 속이나 태우며 뉴스를 보다가 잠이 들고
일요일이 되어서야 꺼내서 첫 플레이를 진행했다.
🎲 항로개척자
항로개척자 펀딩을 들어가고 바로 든 생각이,
'이왕 테마에 푹 빠져 즐길 거라면 만년필도 있으면 좋겠다'였다.
그래서 다이소에서 나름 카트리지가 들어있는 만년필을 사 왔는데
생각보다... 필기감이 괜찮은데?😅
난 워낙 알아주는 악필인 데다 손글씨를 쓰기 너무 싫어하는데도
사각사각 잉크가 매끄럽게 나오는 만년필이 제법 맘에 들어서
게임하기 전부터 끼적끼적 낙서를 하며 룰북을 읽었다.
그리고 처음부터 진행하면 시행착오가 어마무시할 것이 예상되어
세 자매 때도 그러했듯, 연습용 속지를 따로 인쇄를 해왔는데
귀찮아서 5장 뽑아주세요 했더니... 앞뒤 4장씩 20장이나... 생김...
덕분에 맘 놓고 편안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됐다...ㅋㅋㅋ
룰북에 나와있는 대로 세팅을 하고 천천히 읽어본 후 첫 플레이 시작!
동남아시아 쪽과 항로를 잇는 목표가 있어서 그걸 기점으로 잡고
천천히 내려와서 중간중간 기항을 하며 열심히 항해를 하며 아시아에 가까워져 가는데
중간에 들른 몸바사에서...
해적의 기습 연타석을 맞고 가진 무역품도 다 털리고 배가 싹 터져버림.
주사위 굴리는 족족 3이 뜨는데 진짜 정신 나갈 것 같더라...
첫 항해를 난파로 끝내다니 이게 맞냐... 점수 기대는 안 했지만 난파는 좀...
열도 받고 어이도 없고 해서 얼른 다시 세팅해서 두 번째 출항!
이번엔 북해 쪽으로 해서 아시아를 항로로 잇는 목표와
도자기를 배달하는 항로가 있어서 북해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다 나온 항해 카드에서 뭔 '폭염'이...
아니 북해에서 뭔 폭염으로 일을 못하겠데? 시원한 바다로 내려주랴?
초반 억까를 열심히 버텨내고 아시아 쪽으로 내려왔는데,
해적에게 털리는 바람에 상납용 교역품 말고는 하나도 남지 않은 상황.
그런 와중에 가까스로 도자기는 챙겨서 출발하려는데...
하필이면 기습이 떴고! 하필이면 2/1이 떴고!
하필이면 교역품을 날리게 되었고!
결국 목표 카드는 휴짓조각이 되면서 내 점수도 바닥을 기게 되었다...
목표 카드를 줘 털린 게 너무 어이없고 억까에 몸서리치면서
이대로는 진짜 내가 분해서 못살아!!!😩😩😩
결국 밥 먹기 전에 빠르게 세 번째 출항!
이번엔 유럽과 중동을 잇는 항로를 탐험하고
마다가스카르에 보석을 배달하고 코르프에 향신료를 배달하는 목표가 있었기에
하와이 쪽으로 경유해서 반대로 넘어가는 항로를 생각했다.
나머진 남극해 탐험 이런 거길래 깨끗하게 무시해 줌...🙄
중간에 순항이 뜨는 바람에 기항을 하자니 너무 아까워서 그냥 반대로 넘어왔는데
향신료를 배달하는 건 가능하면 하고 아니면 말자는 느낌으로 진행했다.
운이 좋게도 항구 카드에서 주사위 리롤 카드나 럼주 카드가 많이 나와서
꽤 무리한 항해를 진행해도 꽤 수월했는데, 문제가 있었다면...
덕분에 뱃노래 카드가 안 나와서 점수가...ㅋㅋㅋㅋ🤣🤣🤣
그래도 이번엔 주사위 억까도 덜해서 아슬아슬하게 목표 네 장을 완수하고
31점을 아슬아슬하게 넘기면서 게임 종료.
아직 점수가 어디서 많이 나는 건지 사실 감이 안 잡힌다.
목표에 집중하자니 놓치는 게 많은 것 같고...
유행이 뜰걸 계산해서 적당히 교역품 챙긴 거 팔고 다녀야 하나?
근데 그러기엔 선원 행동력이 아슬아슬한데... 고민이 많다...🤔
아무튼 이렇게 세 번의 항해 끝에 느낀 점은...
대항해시대 느낌의 게임인가? 는 잘 모르겠는데,
어찌 됐든 항로를 계획하고 그에 따라 모험하는 느낌은 난다.
특히 목표 카드에 따라 큰 줄기를 세우고 그때그때 사건 카드로 해결을 해나가니
정말 모험을 하며 항로 수정을 해가는 일지를 쓰는 기분이 든다.
싸구려 만년필에서 나오는 잉크에 살짝 번지게 쓰이는 삐뚤빼뚤 글씨로
약간은 허술한 나의 항해 일지가 기록되어 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즐거웠다.
세팅은 간편하고, 계획하는 과정은 고민되고, 기록하는 과정은 즐거웠다.
긴가민가하며 들어간 펀딩에서 정말 만족스러운 게임을 받아봐서 좋았다.
1인 전용 게임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큰 단점일 수 있겠으나
혼자서 즐기는 그 시간이 정적이면서도 꽤 즐거워서 종종 즐기게 될 것 같다.
당장 일지를 쓰는 지금도 퇴근하고 집에 가서 한 번 더 하고 싶은 기분이 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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