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9일(데이터 주의)
참여자 : 하난나 / B
🚀 도쿄 적당히 즐기기 이틀 째
짙게 깔린 안개가 맞이해주는 도쿄 이틀째 아침.
와 씨 머에요 이 정도로 심하게 낀다고? 싶어서 당황했고,
예보에 이번 달 제일 더운 날(최고 30도 이상) 이랬던 게 생각나서 절망.
그래도 10월 중순인데 얼마나 덥겠어? 했는데
어제 습기를 경험하고 아침 안개를 보고 나니까...
B는 이야기 듣자 마자 반바지를 챙겼었는데 진짜 챙기길 잘했다 싶었다.
하지만... 뭐 어떻게든 되겠지~ 우리는 한국인, 더위 따윈 익듁...ㅎ r니까...*
둘 다 힘들었는지 완전 혼절한 덕분에 꽤 일찍 눈을 떴으니 예정보다 일찍 나서기로!
카페인 중독자인 나와 아침을 먹고 싶은 B는 카페를 가기로 했다.
☕ 코메다 커피
오는 길에 사방에 준비 중인 식당에서 풍겨오는 육수와 음식 냄새가
B를 실시간으로 유혹 하는 통에 계속해서 붙잡아 겨우 겨우 도착한 코메다 커피.
머메이드 카페와 코메다 커피 둘 중 고민하다가 왔는데 무난한 선택이었음.
국룰(?)세트인 커피 + 토스트 + 버터 + 팥 조합으로 모닝 세트를 시키고,
가츠샌드도 너무 먹어보고 싶어서 그냥 시켰음..ㅎㅎ..ㅎ...💦
라떼만 마시는 B는 카페 오레, 난 블랙인데 블랙도 크림을 따로 같이 준다.
메뉴 고르면서 보니 아침부터 파르페를 조지는 테이블도 있었다... 스고이...
(그러는 나는 가츠샌드 시킴 만만치 않음)
가츠샌드는 뭐... 무난한 맛. 소스가 적당히 신맛이 있어서 느끼함을 잡아줬다.
양배추는 아주 가늘고 얇게 잘려있어서 먹기 편했고, 토마토가 아주 쪼금 들어있음.
돈가츠가 갓 튀겨져 있어서 아주 바삭했다.
단지... 아침에 먹기엔 수퍼 빅 사이즈... 결국 가운데 부분은 한입밖에 못 먹고
양쪽 가생이만 하나씩 먹었음ㅋㅋㅋ... 맙소사!
모닝세트는 기대한 그대로의 맛이었다.
도톰하고 부드러운 식빵 토스트, 꼬소한 버터와 달큰한 팥 스프레드.
단걸 크게 선호하지 않는 B도 맛있다며 한 조각 맛있게 해치움.
커피는 머랄까... 일본 커피는 핸드드립이라 그런지 매우 연함.
그리고 우유가 아니라 크림을 넣어서 그런지 녹진은 한데 더 연해짐...ㅋㅋㅋ
그래도 오래간만에 따듯한 드립 커피 마시니까 숭늉(?) 먹는 것 같고
아침에 먹기엔 부담 없고 좋았던 것 같다.
그렇게 부담스럽게 배를 잔뜩 채워 버리고는
진짜 첫 일정이자 메인이벤트 중 하나를 해치우러 다시 출발!
이케부쿠로에서 마루노우치선을 타고 오차노미즈역 도착.
목적지가 오차노미즈역과 아키하바라역 중간이라 구글맵이 이쪽으로 안내해 줬다.
나오자마자 진짜 눈부신 햇빛과 함께 맞이하는 뜨거운 기운....
이딴게 10월 중순? 진짜 30도인 거야? 에? 혼또니?
오차노미즈에서 느끼기 전까지 솔직히 반신반의했는데 확신했다.
오늘 🐶덥다.
다행히 완전 여름옷차림으로 왔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쪄 죽을 뻔.
아침에 흐렸던 사일런트힐 분위기와는 다르게 정말 화창해서
사진으로 보니까 엄청 좋아 보이네? 실제로는 뜨거웠습니다.
그렇게 성지(?)라는 아키하바라를 뒤 쪽으로 첫 방문한 관광객.
왜 야마노테가 아니라 이 방향으로 오게 되었냐면...
몬스터 헌터 테마의 주점? 식당?을 방문하기 위해서 였구욘!
주점(bar)으로 되어 있긴 하지만 파는 거 보면 그냥 콜라보 식당.
이 건물 자체가 콜라보 특화인지 다른 게임들의 콜라보 식당도 있었는데
드래곤 퀘스트랑 파판 에오르제아, 그랑블루 이렇게 있었음.
토요일 일정이라 평일에도 웨이팅이 있다고 해서
아예 첫 일정으로 생각하고 오픈 시간으로 미리 예약을 해뒀었다.
카운터에 계신 분과 영어로 소통이 되길래 손짓 발짓 영어 일본어 다 섞어 가며 소통함.
최대 2시간 이용, 자릿세 900엔.
카운터에서 안내받으면 테이블 번호와 QR코드를 주는데
해당 코드를 찍으면 모바일로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
그래서 직원들과 굳이 뭘 할 필요 없이 편하게 이용 가능.
자릿세가 있는 대신 특전처럼 어포와 코스터를 하나씩 준다.
나는 발파루크, B는 라잔을 원했지만 고어-마가라와 루나가론 당첨!
웃기게 고어 마가라는 바로 알아봤는데 루나가론은 둘 다 보고
B는 '토비카가치'랬고 나는 색이 다르다고 아니라며 투닥대다가 찾아봄.
선브 첫 등장 몹이고 중간에 스쳐 지나가는지라 둘 다 기억에서 삭제했나 보다... 머쓱💦
자리에 앉자마자 후다닥 메뉴 스캔 하고 아주 짧은 토론 끝에 메뉴 주문 끝!
장식들을 만지는 건 당연히 불가능하지만 사진은 전부 찍을 수 있어서 재밌게 구경했다.
첫 타임이라 사람 없을 때 주변을 열심히 찍었다.
생각보다는 규모가 작았고, 장식들도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계속 인기 있는 몬스터 BGM을 들으며 주변을 둘러보면 절로 몬헌이 땡기고...
곧 와일즈 오픈베타 시작이라던데 일단 컴부터 사야 한다.💦💦
한쪽엔 주간 길드 퀘스트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는 컴퓨터가 있다.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PC, 아이스본 기준으로 진행하는데
아마 와일즈가 나오면 바뀌지 않을까?🙄
매주 퀘스트가 바뀌고 클리어하면 옆에 퀘스트 게시판에 붙일 수 있는 듯?
우린 부끄러움도 많이 타고 안 한 지도 오래된 데다 똥손이라 감히 도전은 못했다.
오프라인 몬헌 셀프능욕쑈!!! 될 것 같아 포기했으니...
아니 세상에 이런데 와서 혼자 무페토 솔플 하는 무친 유저가 있는데 어케 함;;;
이런 무친 유저들 사이에서도 자신 있다면 도전해 보기를.
사진 좀 찍고 구경 좀 하다가 왔더니 음식이 하나씩 도착했다.
음식 나오는 거 오래 걸린뎄는데 아마 첫 시간이라 빨리 나온 듯?
애초에 콜라보 식당이 으레 그렇듯 음식 맛은 기대를 안 했기에
간단하게 메뉴 두 개 정도 시켜서 먹기로 했다.
무적권 아묻따 먹기로 한 잘 익은 고기🍖(기간 한정 치즈 버전이 있어서 이걸로 픽),
마찬가지로 맛은 기대조차 안 하지만 오로지 만세를 위해 시킨 그레이트 회복약
나머지 하나가 고민이었는데 원래 얀쿡센세 치즈 피자 먹을랬다가
'않이, 흑룡의 꼬리? 이걸 어케 참음?' 싶어서 충동픽.
(B는 리오레우스 자장면을 먹고 싶어 했지만 예상되는 맛이라 패스됐다.)
흑룡의 꼬리는 로스트비프 밑에 감자 샐러드, 그리고 매콤한 바비큐 소스가 뿌려 나오고
장식으로 나온 페퍼론치노는 한번 씹었다가 지옥을 맛보고 바로 치움....
회복약 G는 엄... 그냥 진짜 시럽 탄 소다맛...ㅋㅋㅋ
기본은 청사과맛인데 다 섞었더니 상상을 초월하게 괴상한 맛이 되었다.
가장 마지막으로 잘 구운 고기는 고기 자체는 그냥 뭉친 고기에
겉 부분에 베이컨을 감아 구워져 나오는데
적당히 촉촉하고 맛있는데 저 소스가 미친 듯이 짰다...
치즈가 먹고 싶어서 먹었다가 진짜 짜서 저거 먹고 난 이후로는 그냥 짜기만 했음...
흑룡의 꼬리야 메뉴가 메뉴다 보니 차가웠던 게 좀 아쉬웠지만
그냥저냥 다 먹을 만은 한 느낌.
엄청 맛있다 X 먹을만하다 O 가격 값한다 X
그래도 회복약 먹고 만세! 도 하고 배는 어느 정도 채워서 만족.
먹을 것 다 먹었고 만세도 하고 고기도 구웠겠다,
갈길 바쁜 관광객은 2시간 채울 필요는 못 느껴서 바쁘게 일어섰다.
가격은 뭐 예상했던 것만큼 창렬 했으나 잘~놀다 갑니다! 비용으로 쿨하게 쾌척!
계산하고 나갈 때 포인트 카드를 만들어주는데, 이건 옆에서 굿즈로 교환 가능하다.
우린 재방문할 일이 정말 99%는 없었으므로 1포짜리 포카로 다 털고 왔음.
덤으로 해당 건물이 호텔? 리조트? 계열 건물이어서 그런지 화장실이 굉장했다.
비대는 물론, 가글, 일회용 비누, 일회용 칫솔, 핸드크림 등등...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에서도 못 본 충격적인 어매너티...ㅋㅋㅋㅋㅋㅋㅋ
여러 가지로 황송할 지경... 이렇게 마무리까지 완벽했던 몬헌바 방문 종료!
이렇게 첫 번째 일정을 끝내고 이제 진-짜 아키하바라를 향해 다시 출발!
중앙을 거꾸로 가로질러 '진짜' 아키하바라 정문 도착.
🚀 아키하바라 라디오 회관
웃긴 게 일정 중에 이케부쿠로에서 애니 캐릭터가 잔뜩 붙어 있고 목소리도 나오고 해서
흔한 덕질 건물인가 해서 아무 생각 없이 궁금증에 입장했다가
올라갈수록 분위기가 이상해서 보니까 파칭코 건물인 바람에
당황한 멍청새 둘은 황급하게 담배 냄새 맡으며 도망쳐 나오며 조심해야겠다 싶었는데
아키하바라는 그런 건물이 그냥 천지에 깔림... 뭐냐고 대체....
(물론 아키바는 파칭코 건물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아무튼, 도착하자마자 '와 이게 아키하바라지 ㅋㅋㅋㅋ'하는 분위기가 물씬.
나쁜 의미가 아니라 사방에 애니메이션, 게임, 기타 등등 서브컬처 전반에 대한
리-스-펙-트가 가득했다. 진짜 그야말로 별세계! 신세계!
지금이야 덕후가 아니게 된 둘이지만 게임도 좋아하고 애니메이션, 만화 등등
한 다리 걸쳐서 즐기고 있는 짭덕후인 둘은 그냥 이 상황이 재밌기만 했다.
라디오 회관으로 입장하려고 보니 무려 입장 줄이 있다...
줄을 찾아 입장하니 1층은 약간 관광객 대상의 기념품 가게가 많은 듯해서 2층으로 직행.
2층 도착과 동시에 두 멍청새 바로 찐텐 감탄사 발사!
라디오 회관에 오긴 했지만 이 건물에 대한 지식이 진짜 제로였던 두 사람.
일단, 2층부터 3~4층인가는 저런 아크릴 장식장 칸칸이 피겨들이 잔뜩 들어 있는데
이게 작품도 제각각인 경우가 있고 스타일도 제각각인데 뭘까 싶었더니
약간 이 칸 하나가 개인 판매자의 셀러고 구매하고 싶을 때,
QR이나 연락처로 연락하면 나와서 꺼내주고 구매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
이라고 옆에 지나가던 한국인 도슨트가 연인에게 설명하는 걸 훔쳐 들었다.
그렇게 주변을 보면서 그냥 우와 우와 이건 뭐고 저건 뭐고 시시덕 거리며
건물 층층을 구경했는데 와... 진짜 재밌는데.... 와... 진짜 기랑 체력 너무 빨려...
B는 본인이 좋아하는 작품이 나오면 봤다가, 안 나오면 체력이 실시간으로 닳아 갔고
나는 와중에 스파이 패밀리를 좋아하는 동생에게 뭐라도 건져가겠다며 찾아봤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거나, 못생기거나, 너무 커서 마땅 찮은 것만 발견했다...
나는 사실 6층 옐로우서브마린 하비베이스에 볼일이 있었는데
아래층에서 진짜 미친 듯이 체력이 소진되는 바람에 4층쯤 도착하니까 둘 다 너덜 해짐...
슬슬 서로에 대한 인내심도 바닥나고 ⛱처럼 굴기 일보 직전인 상황에
겨우 겨우 6층 옐로우서브마린 도착!
🚀 옐로우서브마린 하비베이스 아키하바라 라디오회관
B가 화장실에 간 사이 숨 돌리면서 여유 있게 돌아본 아키바 옐섭.
아키하바라에는 옐로우서브마린이 두 군데가 있는데
라디오 회관에 있는 곳은 하비 베이스 라고 해서 좀 더 미니어처, 도색이나 모형 조립 등
게임 쪽보다는 다른 쪽에 특화된 매장이라 별 기대 안 하고 왔는데 보드게임 코너가 있더라.
막 엄청 큰 선반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꽤 알차게 있었고
사고 싶었던 숙명의 여단도 발견해서 구매했다.
신작도 있고 이케부에선 못 봤던 게임들도 있어서 찍어서 나중에 검색했는데
다 언어 압박도 있고 게임성도 미묘한 게 많아서 결국 다 패스함...
언어와 웨이트의 압박이 없다면 도전해보고 싶은 신작들도 있었는데
사실 집에 있는 것도 거반 못 돌리는데 일판 게임을 어케 사감?(잔뜩 사 옴)
앞에 썼듯이 숙명의 여단이랑 선물용 펭귄 파티나 하나 더 구매했다.
여기도 만국기 미플이 있긴 했는데 국가가 거의 다 빠졌더라. 미리 사길 잘했지 룰루~🥳
대신 카드 바인더, 슬리브, 악세서리 같은 게 다양해서 살짝 혹했는데
그런 게 필요할 정도의 게임이 있는 건 아니라서 모두 두고 왔다. 힝...
사실 이쯤 되니 본 품목도 중복이고,
더 큰 매장 가서 다양하게 본다고 해도 사 올 수 있는 게임이 많은 건 아니니까
굳이 옐섭 RPG까지 갈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너무 힘들기도 하니까
찾던 게임이 있을지 중고 게임만 보기로 하고 스루가야만 들러 보기로 했다.
스루가야 이동 중에도 사람은 많고 날씨는 푹푹 찌고...
코메다에서 먹은 카페인 따위는 이미 아까 고기 돌리면서 다 날아갔고
힘들고 아픈 다리와 발바닥으로 낑낑대며 이동했는데,
서로에게 좋은 말이 안 나오는 와중에도 B가 참고 있는 게 느껴졌다.
물론 당시에는 못 느끼고 마구 ⛱처럼 굴었지만 말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여행 스케줄과 일정은 내가 계획하고 있었으니,
체력 안배와 휴식 단계를 간과한 건 내 잘못임.
라디오 회관에서 앉은 적 없이 계속 서서 돌아다니기만 했으니 힘들 만도...
이동 중간에도 어디서 쉬네 마네 실랑이하다가 어느덧 스루가야 도착.
🚀 스루가야 아키하바라점
옐로우서브마린을 처음 봤을 때랑은 또 다른 느낌.
여긴 진짜 보물 찾기가 가능할 그런 곳이었다.
어둡고 좁은 공간에 빼-곡 하게 꽂혀 있는 보드게임이 오래된 책방의 느낌이라
아는 사람은 아는 만큼 두 배 세배 즐거울 그런 곳.
나는 이 많은 게임들 중에서도 언어, 웨이트 안 되는 것이 많은 보린이라
사진으로만 봤던 오래된 게임이나 일본어뿐만 아니라 독일어 판본이라던지
콜라보 게임이나 시리즈 게임들 등등 신기한 게 많아서 구경만 열심히 했다.
내가 구하던 오래된 게임은 두 가지였는데,
'몰타의 관문'이랑 '발명 오타쿠의 기괴한 걸작'이라는 카드 게임이었다.
몰타는 사실 국내에서도 구매할 수 있으나 온 김에 있으면 사가자는 생각이었고
발타쿠는 어쩌다 알게 되었는데 테마랑 게임 이름이 맘에 들어서 사고 싶었음.
당연하지만 체력 떨어진 상황에 집중력도 떨어졌고,
나중에 사진 보고서 알았지만 '가나다' 순으로 정렬돼있는지 몰라서 무지성으로 찾다 보니
코딱지만 한 카드 게임이 눈에 들어올 리 있겠는가? 당연히 못 찾았다.
결국 입맛만 다시면서 씁쓸하게 뒤돌아 나왔는데...
나중에 사진 보니까 몰타가 꽂혀있네?...ㅋ...ㅋ.ㅋㅋ...ㅋ...🤣
근데 검색해 보니 중고여도 가격이 만만찮더라. 빠른 포기~👋
별 소득 없이 스루가야에서 나와 다음 목적지인 긴자로 이동.
사실 긴자는 쇼핑에 취미가 없는 우리 둘에겐 별 의미 없는 곳이지만...
긴자 식스에서만 파는 쿠키를 선물용으로 사기 위해 들렸다...ㅋㅋㅋ
그리고 의도는 그러했으나 우연히 발견한 곳을 가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문제는 둘 다 이미 지칠 대로 지쳐서... 긴자 식스로 꾸역꾸역 간 다음
겨우 겨우 선물용 쿠키를 사고 지친 한 몸에 카페인을 강제 투여하기 위해
B가 폭풍 검색 끝에 발견한 카페를 가기로 했다.
☕ 카페 드 람브르
커피를 특이한 글라스에 내주는 드립 커피를 파는 카페
라는 것이 B의 설명이었다.
나는 무난한 카페를 갈 생각이었으나 후기를 보고 마음이 동했는지
가자는 말에 왔는데... 웨이팅이 있네?
카페에서 웨이팅을 하게 될 줄은 몰랐던지라 좀 당황했지만
풍겨오는 향기가 제법 좋았고, 피곤한 몸에 따듯한 커피가 그리워서
웨이팅을 해보기로 했는... 데.... 비가 오잖아...?
아침엔 안개 낮엔 30도 밤엔 비가 오는 이곳은 10월 중순의 도쿄...
급변하는 날씨는 관광객에게 너무 가혹한 것이에요..!!!😭
무시하고 기다려 보자니 슬슬 굵어지고 어두워지길래
B를 시켜서 우산을 사가지고 오라고 했다. 특명 B의 심부름!!
앞에 기다리던 한국인 커플이 우산을 펴기 시작할 때쯤
당당하게 우산을 들고 오는 B에게 잘 사 온 거냐고 물어보니까
'790엔이었어, 그리고 한국인이었어'라는 대답이...ㅋㅋㅋㅋㅋ
우산이 비싸서 열받고, 도전이 한국인을 만나 허무하게 끝난 것까지 완벽한 시나리오
라고 생각했는데 이 결말은 다른 방향으로 끝난다.
아무튼 기다림 끝에 겨우 겨우 들어간 가게는 매우 매우 협소했다.
그래도 원두 향기가 너무 향긋해서 기대감에 겨우 겨우 앉아
밖에서 수십 번 고민 끝에 시킨 커피를 겨우 받아 마셨는데
음.......
코메다에서도 느낀 건데.....
드립 커피라 그런가? 일본 커피는 전체적으로 엄청... 연하네?
나는 약간 샤케라또 느낌의 달달하고 차가운 커피를 시켰고
B는 무난한 카페라떼를 시켰는데...
커피가 연하니 당연히 우유가 들어가면 더 연해졌고,
커피가 연하니 달달한 커피는 그냥 주스 수준이었다.
문제는 차갑게 먹으니 향도 잘 안 느껴진다는 것...ㅋㅋㅋ
저기 앉아서 먹을 때는 분위기도 분위기고 기다림도 기다림이라
가성비를 찾기 위해서인지 머릿속에선 장점 찾기 레이더만 발동했는데
이제 와서 다시 가거나 추천하겠냐고 하면 안 할 듯.
긴자 특수를 감안해도 비쌌고, 이것보다 잘하는 집 많을 텐데
커피에 진심이 아니라면 굳이 가볼 필요는 없다.
B는 힘든 몸에 스미는 찐한 카페인을 기대하고 있다가 빗나가서인지
눈빛에 서운함을 감출 길이 없었고...
초딩맛 가득한 커피시럽주스를 마신 나는 당분을 섭취해서인지 쏘쏘.
현금 only인 것까지 컨셉(?)에 확실한 카페를 나서며 우산을 챙기려는데
들어올 때 비슷한 비닐우산이 있어 바뀌는 거 아닌가 우려했건만
우려는 현실이 되어 너덜하고 살 휜 중고가 확실한 본인의 우산 대신
우리의 5분 쓴 790엔 우산을 들고 갔더라. 살림살이 좀 나아졌니? 잘 살아라!
그 사람이 두고 간 우산은 잘 감기지도 않아서 B가 갖고 오는 내내 승질냄ㅋㅋㅋ....
씅질은 났지만,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기다리고 있었으므로 다시 힘내서 출발했다.
긴자에 오게 된 또 다른 목적이자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바로 생맥주를 따라주는 호프집 긴자 라이온 비어홀!
사실 그냥 따지고 보면 호프집이지만,
내부 인테리어도 좋고 이런 느낌의 왁자지껄한 곳에서
맛있다는 일본의 나마비루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택했다.
솔직히 예산 생각하면 좋은 선택은 아니다. 긴자이다 보니 싼 편은 아님.
배고프고 애매한 시간에도 아주 살짝 웨이팅 해서 들어왔으므로
안주빨 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두 멍청새는 일단 먹부림부터 진행.
그리고 첫 잔은 매우 매우 중요하므로 사이즈를(...) 심사 숙고했다 ㅋㅋㅋ
가장 기본인 듯한 삿포로 블랙 라밸 중으로 스타트!
안주는 비어홀 특제 소스로 만든 비프스튜,
가라아게 4개 (이건 2개 시킬걸 하고 나중에 후회함), 나폴리탄
이렇게 세 개로 스타트!
배가 고파서 가라아게를 4개로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컸고
밑간에 마늘을 많이 넣었는지 너무 진한 맛이라 B는 먹기 좀 힘들었다고.
나도 양껏 먹겠다고 두 조각 이상 먹었는데 좀 힘들더라...
나폴리탄은 진짜... 뭘까?
아무튼 내가 집에서 만든 거랑 많이 다름. 엄청 뭔가 많이 다름.
특이한 맛인데 B도 뭔가 콕 찝어 설명을 못하더라. 일본식 양념이 다른 듯.
그리고 놀랍도록 소시지가 핵노맛이었다.
진짜 노맛이었다. B는 '이거 소시지 아니야'라고 평 함ㅋㅋㅋㅋ
식감도 맛도 에러, 대체 뭘까...?
그리고 비프스튜.
기본 비프스튜...랑은 좀 다른 게 커리 향도 나고, 비프스튜 맛이긴 한데
일본식 쯔유인지 뭔지 육수 같은 걸 써서 일본 음식인데 아닌 괴상한 퓨전음식.
B는 이게 엄청 맘에 들었는지 앞에 놓고 열심히 먹었다.
나도 괜찮긴 했는데 감자가 별로였음. 쫀득 감자였는데 나는 푸석파라...
이렇게 안주도 술도 열심히 먹어주었다.
에비스
에비스 프리미엄 블랙
에비스 프리미엄 엠버
에비스 & 에비스 프리미엄 블랙
에델바이스
시로호노카
그냥 있는 맥주는 다 마셨음.
와중에 취해서 후기 보고 뽐뿌 받은 곤약 볶음도 시킴.
간장인지 뭔지의 양념에 버터 녹인 거 버무려 먹는 건데
짭짤 + 고소 + 쫀득 무친 맥주 안주임. 이거 추천합니다. 이거 드십쇼.
진짜 배 터지게 먹고 나와부렀다.
나중에 테이블 둘러보면서 느낀 건데 이렇게 부어라 마셔라 음식이며 술이며 먹는 거
우리 밖에 없었던 것 같다... ㅎㅎ..ㅎ..😅 관광객 티 팍팍 내버리기~
대체 얼마나 먹었길래 그렇냐고 궁금하시다면~~~
🙄👀🙄👀🙄
이상하당... 별로...안먹은거...아닝강...ㅎㅎ?ㅎ?....💦💦
긴자라서 그래 긴자라서~ 아무튼 긴자라서 그렇다.💦💦💦
이렇게 시원하게 플렉스 갈겨주고 이케부쿠로로 왔는데
여전히 비가 추적추적 오고 있어서 너덜 중고로 뒤바뀐 비닐우산을 쓰고
숙소로 총총총 복귀해서 쉬
었을리가?
편의점 먹부림으로 2차전 시작.
사실 나는 진짜 너무 배불러서 뭘 먹을 상황은 아니었는데
맥주만 먹어서 아?쉬웠는지 편의점에서 기어코 일본주를 사 온 B선생...
나는 뭔가 수플레 같은 게 붙은 푸딩과 추천받았던 초코빵을 샀고
B는 다음날 아침거리와 봐뒀던 안줏거리
그리고 '비교'를 위해서라며 사리사욕 가득하게 일본 신라면을 가져옴.
진짜... 넌... 정말... 최고야...🤣
대충 일본주는 평이 다 별로였고,
신라면도 한국과 그렇게까지 크게 차이 없는데 표고가 커서 향이 많이 난다는 것과
계란 조림은 한국에도 제발 팔아줬으면 좋겠다는 평을 남겼다.
내 푸딩은 또 실패. 덕분에 이 날 이후로 모든 푸딩을 포기했다.
빵은 배부를 때 먹었더니 별 맛없더라... 나는 초코 맛이 더 진한 게 좋음.
포인트로 바꿔온 몬헌 포카 카드깡을 하며 이렇게 이틀 차를 마무리했다.